몇년 전만 해도 사랑타령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했다.
"세상에서 할 일이 많은데 왜 사랑따위에 걱정하고 연연할까,
아니면 그만하면 되는 건데.."
나에게는 그때까지 "사랑"이라는 가치는 중요하지 않았고,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사람만 사랑에 목매달고 연연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은 점 하나.
사랑은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은 가치였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감정이며, 조절되지 않는 일상이더라.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살아온 환경은 그렇게 쉽게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어려운 것,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 사랑이었다.
지난 날의 그녀는 너무나 이기적이었고, 고집불통의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당신이 날 사랑하니까 난 내 멋대로 할래.
이러한 명제를 가지고 늘 행동하던 그녀. 하지만 그녀도 이제는 알 것이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가 아니라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맞춰지고 양보하고 믿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늘상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도 그다지 변하지 않는 그녀.
그래. 나를 더 사랑해야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아닌, 집착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초반에는 중년들의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이었다면,
후반에는 얽히고 섥힌 중년들의 사랑이 나비효과처럼 가져온 정다운과 박예진의 사랑.
의문이 든다. 몇 년 동안 최명길이나 전인화처럼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
나에게도 그런 사랑이 올까? 날 그렇게 그리워해줄 사람이 있을까.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사실을 차가운 최명길을 옆에서 지켜주며
묵묵히 사랑을 지켜온 박상원같은 운명의 짝이 나에게도 있을까.
결말에 가서는 최명길의 아픔보다는
박상원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최명길이 부러웠다.
말안듣는 재벌 2세 정다운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사람을 만들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최윤희(박예진). 동정이 사랑의 시작일까?
아~ 정말 "연애시대" 이후 최고로 생각하게 만든 드라마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면 정말 나도 사랑이 고픈건데.
정말 사랑이 하고싶다. 둘이 하나인 듯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있는.
연애를 한다고는 하지만 결코 외롭지 않는..
또 하나의 나를 갖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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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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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바로 그 순간이 나에게 꽃봉오리 였으면 어쩌지.
더 열심히 살고 행동할 것을.
더 사랑하고 더 표현할 것을.
나는 내 노다지를 그냥 강물에 흘려 보낸 것은 아닌지.
인생은 정말 일장춘몽같다.
ㅠ_ㅠ
딱, 오늘까지만 과거의 노다지와 모든 꽃봉오리를 그리워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현재에 충실해야겠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그 어느 것이든..
더이상 못피우는 꽃봉오리 없이
치열하고 강렬하게 살아야겠다.
비가와서 그런가 왜이렇게 외로운 것일까..
< The One - 사랑은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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